의령군, 한 공무원의 마지막 편지 "감동"
의령군, 한 공무원의 마지막 편지 "감동"
  • 박영철 기자
  • 승인 2022.01.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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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령군
사진=의령군

[의령=박영철 기자] 김시범 의령군 경제문화국장이 퇴직을 앞두고 의령군 모든 공직자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의령군청 공무원 내부게시판에 김시범 국장은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라는 편지글을 올렸다. 

김 국장은 40년 넘는 공직생활의 소회를 50페이지 분량의 글과 사진으로 구성해 남겼다. 

이 편지에는 의령군 주요 역사적 고비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했던 한 공무원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해 후배 공무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김 국장은 81년 무더웠던 여름날 대학 진학의 꿈을 뒤로 하고 호구지책으로 시작했던 공직이 평생 직업이 됐다고 했다. 

마음을 그대로인데 어느새 머리는 반백(半白)이 되어 이제 공로(功勞)연수에 들어가지만, 말이 좋아 공로 연수이지 '사실은 아무 일도 해 놓은 것이 없이 헛되어 늙었다'라는 '공로(空老)'가 된 처지라고 고백했다.

이 밖에도 지난 40년 공직생활의 희로애락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의령군과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맘껏 표출했다. 

김 국장은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니 이렇다 할 발자취가 없어 그저 아쉽고 송구한 마음이 크다"라며 "큰 허물 없이 여기까지 온 것 모두 직원 여러분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나의 고향 의령과 나의 후배 공무원들은 저의 자랑이다"라며 "나는 이제 마침표를 찍지만, 여러분들은 의령군을 더욱 새롭게 만드는 느낌표를 찍어달라"고 당부했다.

후배 공무원들은 댓글로 "한편의 인생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40년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님과 같이 걸었던 길도, 같이 걷지 않았던 길도 모두 추억이 되었습니다", "따뜻한 봄날 농막에 앉아 막걸리 한잔하며 뵙고 싶습니다” 등과 같은 훈훈한 반응으로 퇴직을 앞둔 한 선배 공무원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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